이런 일이 나한테 생길 줄은 몰랐어요
솔직히 사고라는 건 뉴스나 남 얘기로만 들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제가 그 뉴스 속 사람이 되더라고요. 차를 타고 출근하던 아침이었는데, 갑자기 신호를 무시하고 달려든 오토바이와 부딪힌 거예요.
그때가 인생 처음으로 112와 119를 동시에 불러본 날이었고, 경찰 조사니 보험사 연락이니 뭐가 뭔지 정신없었어요.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든 건, 상대방이 다친 정도가 ‘전치 6주’였고, 제가 12대 중과실에 해당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거였어요.
이후 합의금 얘기가 나오면서부터는 머릿속이 진짜 복잡했어요. 얼마를 줘야 할지, 어떻게 합의를 해야 되는지, 보험사에만 맡겨도 되는 건지… 저 같은 일반인은 정말 모를 수밖에 없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직접 겪은 12대 중과실 사고에서 전치 6주인 상대방과의 합의 과정과 실제 합의금 얘기를 해보려고 해요. 저처럼 당황하실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사고 순간, 모든 건 순식간에 일어났어요
그날은 평소처럼 집에서 회사까지 가는 길이었어요. 왕복 4차선 도로였고, 저는 직진 신호를 받고 그대로 주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2차선에서 빨간불을 무시한 오토바이가 제 차 오른쪽 앞부분에 박고 넘어지더라고요.
순간 너무 놀라서 급정지하고 뛰어나갔어요. 운전하면서 그렇게 크게 부딪힌 적이 없어서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거든요.
상대방은 바닥에 누워 있었고, 팔과 다리에 큰 타박상이 있었고 움직이지 못하겠다고 하더라고요. 119에 신고해서 병원으로 이송되고, 경찰 조사도 받게 되었죠.
이때 경찰이 말하길, 제 과실이 ’12대 중과실’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위반 등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해줬어요.
그리고 제가 순간적으로 ‘황색등에 진입했는데 직진을 계속한 것’이 문제였어요. 황색등 진입이 애매하더라도, 판단에 따라 신호위반으로 처리될 수 있다더라고요.
전치 6주 진단이 나오고 나서부터 진짜 고민이 시작됐어요
상대방이 병원에 입원하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쯤, 보험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상대방이 ‘전치 6주’ 진단을 받았다고요.
이 숫자, 들어보기는 했지만 막상 나에게 닥치니까 머리가 복잡해지더라고요. 보통 전치 2~3주는 가볍게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6주 이상이면 형사합의가 꼭 필요하다고 들었거든요.
그리고 12대 중과실 사고에선, 보험사에서 알아서 처리해준다고 안심할 수 없어요. 형사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합의를 못 하면 기소될 수 있어요. 벌금형 이상 나올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선 형사합의서가 있어야 기소유예도 기대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바로 합의 진행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합의금 협상, 막막하지만 차근차근 진행했어요
보험사에서 기본적인 치료비, 입원비, 휴업손해 등은 보장되지만, 형사합의금은 피해자와 직접 협상해야 돼요.
처음 상대방 측에서 요구한 금액은 800만 원이었어요. 솔직히 깜짝 놀랐어요. 물론 사람이 다쳤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겠지만, 그 금액이 생각보다 너무 커서 처음엔 당황했어요.
합의금 협상할 때 중요한 건 몇 가지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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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의 나이, 직업, 수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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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치료 기간과 회복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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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여부, 후유장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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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반성과 책임 인식
상대방이 30대 중반의 배달 노동자였고, 일주일에 6일 근무하며 하루 10만 원 정도 수입이 있다고 했어요. 그러면 휴업손해만 해도 6주 기준 360만 원이 넘더라고요.
여기에 정신적 위자료, 불편함 보상 등을 고려해 500만 원 정도로 제시해봤는데, 상대방 측에서 생각보다 빠르게 수용했어요.
결국 합의금 500만 원에 서면합의서 작성하고, 경찰서에 제출까지 마쳤어요.
합의서 작성하고 나서야 마음이 좀 놓였어요
합의서 작성은 복잡하지 않았어요. 인터넷에서 기본 양식 출력해서 피해자와 날짜, 사고번호, 금액, 서명을 받고, 그걸 경찰서 담당 수사관에게 제출하면 됩니다.
이때 상대방 신분증 사본도 첨부했고, 연락처도 함께 남겼어요.
경찰은 합의가 성립된 걸 확인하고 나서 기소유예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해주셨어요. 물론 최종 결정은 검찰 몫이지만, 합의된 상태라면 벌금이나 구속 같은 걱정은 덜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 달 정도 지나서, 실제로 검찰에서 ‘기소유예’ 통지가 왔어요. 그제서야 진짜 한숨 돌릴 수 있었어요.
사고 이후, 마음가짐이 달라졌어요
사고는 한순간이에요. 내가 아무리 조심해도 상대방이 잘못하면 맞닥뜨릴 수 있는 게 현실이고요.
근데 막상 내가 ‘가해자’가 되고 보니, 느끼는 감정은 다르더라고요. 미안한 마음, 무서움, 죄책감…
운전할 때 예전엔 신호가 바뀔 때쯤 ‘조금만 더 가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지금은 무조건 멈춰요. 잠깐 멈추는 게 몇백만 원, 형사처벌, 감정소모를 막을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독자분들께 드리는 팁
12대 중과실 사고는 그냥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에요. 전치 6주 이상의 진단이 나온 경우엔, 보험사만 믿지 말고 직접 형사합의도 챙기셔야 해요.
그리고 합의금을 정할 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현실적인 수치와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서 조율하면 원만하게 합의될 수 있어요.
한 줄 요약
12대 중과실 사고에선 전치 6주라면 형사합의가 꼭 필요해요. 보험금과 별개로 직접 합의금 정하고 서면 작성까지 해야,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