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만 25년 넘게 해왔고, 어느새 50대 중반을 넘어섰어요.
예전엔 출근하는 게 일상이고, 퇴직이라는 말은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거든요.
근데 요즘은 출근길에도 문득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여기서 몇 년이나 더 일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준비 안 하면 나중에 너무 막막한 거 아닐까?’
그러다 우연히 신문에서 ‘중장년 전직지원제’라는 단어를 봤어요.
솔직히 처음엔 그냥 스쳐 지나갔어요. 늘 그렇듯 정부 정책은 내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으니까요.
그런데 며칠 뒤, 동창 모임에서 친구가 비슷한 얘기를 꺼내더라고요.
“나 고용센터 가서 상담받아봤는데, 전직지원제도 생각보다 괜찮더라.”
그 말을 듣고 조금씩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저도 조용히 검색해봤죠.
막상 알아보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들
저처럼 이런 제도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
저도 그랬어요.
도대체 이건 누가 신청할 수 있는 거지?
직장을 그만둬야 가능한 건가?
아니면 다니면서도 알아볼 수 있는 건가?
돈은 얼마나 드는 거지?
이걸 한다고 정말 새 직장을 구할 수 있는 걸까?
이런 고민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어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지금 이 나이에 뭐 새로 배워서 뭐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도 계속 이 생각만 하고 있기엔 너무 답답해서
동네 고용센터에 전화를 걸었어요.
처음엔 좀 망설였지만, 통화하면서 조금 마음이 풀렸어요.
상담사분이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더라고요.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면, 오히려 와서 상담부터 받아보라고요.
상담받아보니 생각보다 다르게 느껴졌어요
고용센터를 방문했을 때, 분위기는 예상보다 훨씬 차분하고 진지했어요.
딱딱한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저 같은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남성분도 있었고, 저처럼 오랜 경력 끝에 새 방향을 고민하러 오신 여성분들도 계셨어요.
처음 상담사님이 제게 물으셨어요.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저는 그동안의 사무직 경력, 아이 키우면서 잠깐 쉬었던 공백, 그리고 지금 다니는 계약직 이야기를 했어요.
그랬더니 상담사님이 정리해주셨어요.
“그럼 사무보조 쪽 경력으로는 재취업 가능성도 있고요,
최근엔 중장년 여성분들 대상으로 상담 직종도 많이 열려 있어요.”
딱 정해진 방향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해온 일을 기준 삼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셨다는 점에서 마음이 좀 편해졌어요.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해서 선택지가 많았어요
상담 후엔 전직지원 프로그램 중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 안내받았어요.
정말 다양한 분야가 있었는데요, 생각보다 실용적인 내용이 많았어요.
OA 스킬 같은 기본 사무 능력부터 시작해서, 고객 상담, 실버 돌봄, 창업 마케팅 같은 과정도 있었고요.
특히 ‘중장년 맞춤형 과정’이라는 게 따로 있어서 괜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내 나이에 맞춰 구성된 교육이 있다는 점이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 몰라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이 나이에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바뀌었어요.
수업은 주 2~3회 정도였고, 온라인이랑 오프라인 병행도 가능했어요.
집 근처 교육기관도 있어서 오가는 부담이 적었고요.
강사님들도 대부분 중장년 대상 교육에 익숙하셔서,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었어요.
한 번은 강의 끝나고 교육생들이랑 삼삼오오 모여서 앞으로 뭘 해볼지 이야기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참 위로가 됐어요.
나만 혼자가 아니라는 것, 다들 뭔가를 새로 시작하려는 사람이라는 것.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감당 가능한 수준이었어요
물론 좋은 점만 있었던 건 아니에요.
먼저, 온라인 신청 과정이 좀 복잡했어요.
HRD-NET에서 회원가입하고, 과정 검색하고, 신청하려니
괜히 긴장되고 어려운 느낌이더라고요.
나중엔 고용센터에 직접 가서 도와달라고 했어요.
센터에서 친절하게 같이 해주셔서 그 부분은 잘 넘겼지만,
혼자 하려면 좀 버겁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또 하나, 신청부터 실제 교육 시작까지 시간이 조금 걸려요.
센터에서 상담받고, 계획 수립하고, 교육기관에 신청하고 나서
일정 잡히기까지 최소 2주 이상 걸렸어요.
저처럼 시간을 미리 빼놓은 사람은 괜찮지만, 당장 뭔가 하려고 마음먹은 분에겐 느리게 느껴질 수 있어요.
그래도 어차피 준비하려면 몇 개월은 걸리잖아요.
그 시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괜찮았어요.
생각보다 이 제도가 나를 많이 도와줬어요
가장 큰 변화는 마음가짐이었어요.
예전엔 막연히 두려웠던 퇴직 후의 삶이,
이제는 조금은 기대되는 시간으로 바뀌었거든요.
무엇보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정말 위로가 됐어요.
상담사, 강사, 교육 동기들까지 모두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느낌이었고
혼자 고민하던 시절보다 훨씬 덜 불안했어요.
수업에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그보다 더 큰 건 ‘내가 아직 쓸모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었어요.
실제로 상담 스킬 훈련을 받으면서,
어느새 저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주는 연습을 하게 됐고요.
그 과정에서 내 경력과 삶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주변 친구들한테도 조심스럽게 권하고 있어요
요즘 친구들이랑 통화하면 이런 얘기 자주 나와요.
“야, 나 요즘 회사에서 애들이 대놓고 물러서래. 기분 진짜 묘하더라.”
“나 퇴직하면 뭐하지? 너무 막막해.”
그럴 때 저는 말해요.
“일단 고용센터 가봐. 상담만 받아도 생각이 좀 정리돼.”
물론 다들 처음엔 어색하고 망설이지만,
막상 다녀온 사람들은 대부분 ‘잘 갔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도,
나처럼 ‘이 나이에 뭐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면
꼭 한 번은 전직지원제도 알아보셨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뭔가 바뀌지 않더라도,
내가 어떤 사람인지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중장년 전직지원제 주요 정보 한눈에 보기
항목 | 내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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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대상 | 만 40세 이상 중장년 퇴직(예정)자, 경력단절자 등 |
신청 방법 | 고용센터 방문, HRD-NET 홈페이지, 전화 상담 등 가능 |
주요 제공 서비스 | 경력 상담, 재취업 컨설팅, 직업훈련 연계, 창업 컨설팅 등 |
비용 | 대부분 무료 (일부 과정은 본인 부담금 있음, 고용센터 안내 필수) |
소요 기간 | 상담–계획 수립–과정 수강까지 평균 2~4주 |
대표 교육 분야 | 실버 케어, 창업 마케팅, 사무 직무 재교육, 직무능력 향상 교육 등 |
상담 가능 지역 | 전국 고용센터 또는 위탁기관 (서울, 경기, 부산 등 지역별 프로그램 상이) |
※ 실제 정보는 고용노동부 HRD-NET에서 확인 가능하며,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전직지원제, 어떤 분들이 신청하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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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은 남았지만 조직 내에서 역할이 줄어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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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은 했지만 막상 할 일을 못 정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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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보다 사람 중심의 일에 더 끌리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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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보단 창업이나 교육, 상담 역할로 전환을 원하시는 분
실제로 내가 들었던 상담 질문 정리
질문 내용 | 상담사의 반응/제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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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경력이 있는데, 다시 사무직 갈 수 있을까요?” | ‘경력 활용 가능, OA 재교육과 자격증 과정 추천’ |
“창업은 해보고 싶은데 자본이 없어요” | ‘소자본 창업 관련 무료 교육과 아이템 컨설팅 연계’ |
“노인 대상 일이라도 해보고 싶어요” | ‘실버돌봄 과정, 치매예방 강사 교육 등 고령친화 과정 안내’ |
“상담사가 되고 싶은데 늦은 거 아닐까요?” | ‘중장년 경력 활용한 생애경력설계사 과정 추천’ |
알아두면 좋은 전직지원제 활용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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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 전 체크리스트 작성: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를 간단히 정리하고 가면 상담에 도움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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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보단 방문 추천: 전화나 홈페이지보다는 직접 고용센터 방문해서 사람과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는 게 실제 플랜 짜는 데 더 실용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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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또래 모임도 챙기기: 교육기관에 따라 중장년 커뮤니티도 운영하니, 혼자 준비하는 부담 줄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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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료 후 지원 여부도 확인: 몇몇 과정은 수료 후 취업 연결, 인턴 연계, 창업 공간 지원 같은 후속 지원도 있어요. 놓치지 말고 물어보세요.
퇴직 후 인생을 위한 작은 연습이 되는 시간
전직지원제는 그냥 취업을 위한 과정은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다시 나를 소개하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말해보는 연습.
그 자체가 이미 중요한 시작이더라고요.
아직 저도 뚜렷한 계획이 완성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전보다 훨씬 덜 불안해졌고,
지금부터라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혹시 지금 그 막막함 속에 계시다면
그 시작을 전직지원제에서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나도 거기서 조금은 길을 찾았으니까요.
우리 같이 해봐요. 진짜 생각보다 괜찮은 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