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 분실 신고 방법, 저처럼 헤매지 마세요

며느리 앞에서 괜히 으쓱했던 순간이 있었죠

며칠 전이었어요. 그날은 둘째 며느리가 잠깐 들른 날이었는데, 커피 마시면서 요즘 이런저런 얘기하던 중에 휴대폰 이야기로 흘러갔어요. 며느리가 그러더라고요. “어머니, 요즘은 다 모바일 신분증 쓰시더라구요. PASS 앱에 주민등록증도 들어가고요.” 하는데, 순간 뭔가 저도 한마디 보태고 싶더라고요.

“나도 있어. 다 해놨어. 주민등록증이랑 운전면허증이랑.”
괜히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들어 보였죠. 사실 한두 번 눌러보다 말았던 앱이었는데, 뭔가 시대에 발맞춘 시어머니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요즘 애들 말로 ‘현역’처럼 보이고 싶다고나 할까요.

그때는 몰랐죠. 그 자랑이 며칠 뒤 얼마나 큰 두근거림으로 돌아올 줄은.

아침에 가방을 챙기다가 텅 빈 느낌이 들었어요

며칠 뒤, 제가 동사무소에 연금 관련 서류를 받으러 가려던 날이었어요. 서랍 정리하고, 작은 가방을 챙기고, 휴대폰을 꺼내려는데 손이 허전하더라고요. 원래 제가 핸드폰은 작은 파우치에 따로 넣어두는데, 거기에도 없었어요. 가방, 주머니, 방, 부엌, 심지어 냉장고까지 들여다봤는데 없더라고요.

처음엔 “뭐, 어디 떨어졌겠지” 했지만, 점점 초조해졌어요. 특히 모바일 신분증이 떠오르자마자 심장이 턱 내려앉는 기분이었어요.

“어머, 내가 그거 켜놓고 그냥 잊고 있었는데…”

예전 같으면 그냥 잃어버렸다고 끝났을 텐데, 요즘은 핸드폰 안에 제 모든 게 다 있잖아요. 은행도 들어가 있고, 정부24도 있고, 심지어 주민등록증까지. 누가 줍기라도 하면 나인 척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요?

누구에게 먼저 도움을 청해야 할지 몰랐어요

진짜 막막했어요. 며느리에게 전화를 걸었죠. 남편 핸드폰 빌려서요.
“나 폰 잃어버렸나 봐… 거기 모바일 신분증 들어 있었잖아.”

며느리가 생각보다 침착하게, “PASS 앱 쓰셨다고 하셨죠? 고객센터 전화해보셨어요?” 하더라고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요. 고객센터는 어디고,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로그인은 어떻게 막고, 신분증은 어떻게 중지하지?

앱은 있었지만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 보니, 정작 중요한 순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얼마나 허탈한지. 괜히 무섭기도 하고, 내가 뭘 이렇게까지 허술하게 살아왔나 싶더라고요. 나 자신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주민센터에서의 위로

그날 결국 저는 주민센터를 찾았어요. 차라리 사람한테 직접 묻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거든요. 마스크를 쓰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접수창구에 섰는데, 상담해주시는 분이 정말 친절했어요. 제 상황을 듣고는 태블릿을 건네주시면서 차근차근 알려주셨어요.

PASS 앱에서 신분증 정지 신청은 고객센터를 통해야 하고,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정부24에 따로 정지해야 한대요. 운전면허증은 또 다른 앱으로 연결돼 있는 경우도 있고요. 참 복잡하더라고요. 하나로 되면 좋을 텐데.

서류 하나 떼러 나왔다가, 내 이름을 지키기 위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기분이 들었어요. 상담사 분이 “요즘 이런 사례 많아요. 어르신들 중엔 앱만 깔아두고 사용법 모르시는 분 많거든요.”라고 말해주시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돌 뻔했어요. 그 말 한마디가 어찌나 위로가 되던지요.

핸드폰은 마트에 있었고, 내 마음은 많이 달라졌어요

휴대폰은 다행히 이틀 뒤에 찾았어요. 마트 계산대 근처 의자에 놓고 간 걸 누군가 점원에게 맡겨놓으셨더라고요. 울 뻔했어요. 얼마나 안도했는지 몰라요.

그 뒤로 저는 완전히 달라졌어요. 휴대폰은 항상 몸 가까이에 두고, 앱마다 잠금 기능 확인하고, 모바일 신분증은 꺼두거나 필요할 때만 켜요. 무조건 이중 인증 설정도 해놨고요.

그리고 가족들한테도 꼭 말해요. “모바일 신분증은 지갑보다 무서운 거야. 얼굴, 이름, 계좌, 다 들어 있는 거니까. 주워가면 그냥 나야.”

스마트폰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 시대라고들 하잖아요. 맞는 말이에요. 근데 정작 우리는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정보를 넣어두고 사는지 모를 때가 많아요. 그게 얼마나 위험한지도요.

가끔은 아날로그가 그리워지기도 해요

모든 게 디지털로 편해졌다고는 하지만, 전 가끔 예전 방식이 그리워요. 지갑 잃어버리면 그냥 다시 만들면 그만이었잖아요. 지금은 잃어버린 게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내 신분 자체’니까요.

자식들이야 익숙하게 쓰지만, 저 같은 중년 이후 세대에겐 기술보다 무서운 게 ‘놓치는 감각’이에요. 모르는 사이에 나도 모르게 중요한 걸 잊고 살았던 거죠.

이제는 뭐든 설치만 하지 않고, 직접 써보고, 로그인도 해보고, 정지 방법도 적어두고 있어요. 나중에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덜 당황하려고요.

중장년층이 자주 겪는 모바일 신분증 실수 TOP 3

구분 실수 사례 원인 분석
1 핸드폰 분실 시 신분증 잠금 안함 초기 설정 미흡, 보안 인식 부족
2 앱 설치만 하고 사용법은 미숙 자식이 해준 설정, 실사용은 어려움
3 재등록 방법 몰라 멘붕 앱별 정지·재등록 절차 복잡

“처음 등록은 며느리가 해줬는데, 정작 내가 쓸 일 생기니까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남는 건 결국 하나예요

그날 이후로 제 마음에 남은 말이 있어요.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지키는 건 내 몫이야.”

정말 그래요. 무심코 깔아둔 앱 하나, 자랑삼아 등록했던 기능 하나가 결국 큰일을 부를 수도 있다는 걸 저는 직접 겪고 알게 됐어요. 편리함은 결국 책임이 따르는 거더라고요.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 저처럼 ‘PASS 앱만 깔아두고 한 번도 열어보지 않으신 분’이 있다면요, 오늘 당장 한 번 열어보세요. 정지 방법도 캡처해두시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두세요.

저처럼 당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며느리 앞에서 자랑하기 전에 꼭 스스로 점검하세요.
‘내가 진짜 쓸 줄 아는지, 아니면 그냥 설치만 해놓은 건 아닌지.’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