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스쳐지나갔던 공고 하나였어요
어느 날 마트 갔다가 동네 주민센터 앞 게시판을 봤거든요.
거기 조그맣게 붙은 종이에 ‘노인 일자리 사회서비스형 참여자 모집’이라고 써 있었어요.
처음엔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는데,
집에 와서 자꾸 머릿속에서 그 문구가 맴돌더라고요.
제가 요즘 들어 자꾸 시간은 많은데,
쓸데없이 스마트폰만 보고 있고,
몸도 안 움직이다 보니 더 피곤해지고…
무언가 삶에 긴장감이 없다고 느꼈어요.
남편은 아직 일하고 있고,
자식들은 바쁘다고 전화도 뜸하고…
그렇게 아무 의미 없는 하루들이 쌓이니까
‘나도 뭐라도 해보고 싶은데…’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근데 체력적으로 막 힘든 건 못하겠고,
사람들 많은 곳에서 말 섞는 일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았죠.
그때 문득 떠오른 게
‘아까 그 노인 일자리… 그거 괜찮은 거 아닐까?’였어요.
헷갈렸던 것들부터 하나하나 알아봤어요
처음엔 용어부터 낯설었어요.
사회서비스형? 공익활동형이랑 뭐가 다른 걸까?
검색을 해보니 공익활동형은 봉사 성격이 강하고
사회서비스형은 말 그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자리’더라고요.
예를 들면 보건소, 도서관, 복지관 같은 곳에서
민원 안내, 전화 응대, 자료 정리 등을 돕는 일이라
체력 부담도 적고, 대면 활동이 많아서 활력이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아, 이거다’ 싶었죠.
몸을 너무 혹사시키지 않으면서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일.
딱 제가 바랐던 조건이었어요.
궁금한 게 많았는데
동사무소에 전화했더니
상담 예약하고 직접 방문하라고 하더라고요.
직접 가보니 상담해주시는 분이
정말 차근차근 잘 설명해주시긴 했는데요…
솔직히 용어들이 낯설어서 한 번에 머리에 쏙 들어오진 않았어요.
말은 알겠는데 막상 ‘내가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싶은 느낌?
그래서 전단지, 안내문 전부 들고 와서
하루 종일 노트에 정리했어요.
서류는 뭘 준비해야 하는지,
모집기간은 언제까지인지,
면접은 보는 건지,
근무처는 어디로 배정되는지…
정말 하나하나 따져봤어요.
실제로 신청부터 배정까지, 과정은 생각보다 꼼꼼했어요
제가 참여 신청한 건 겨울이었는데요.
사회서비스형은 보통 2월이나 3월쯤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신청서 쓸 때 인상 깊었던 게
‘원하는 근무처와 희망 요일, 시간’을 적는 칸이 있었어요.
무조건 지정된 곳에 가야 하는 게 아니라
선호 지역과 시간까지 고려해준다는 점이 좋았어요.
문제는 서류였어요…
등본, 통장 사본, 신분증, 건강보험자격득실 확인서…
이게 뭐 하나 빠지면 다시 가야 해요.
저는 통장 사본 인쇄해 간다는 게
복사기 잉크가 다 나가서 흐릿하게 나왔거든요.
“이건 안 됩니다”라는 말 듣고
순간 어색한 웃음만 나왔어요…
그날 은행 가서 재발급받고 또 갔죠.
그 이후 면접이 잡혔는데요,
면접이라 해도 아주 공식적인 건 아니었고
간단히 어떤 일을 해보고 싶은지,
건강 상태는 어떤지 물어보는 정도였어요.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고,
자신 있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얘기하면 돼요.
저는 “전화응대나 민원 안내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그게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복지관 안내 도우미로 일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들어요
배정받은 곳은 집에서 두 정거장 떨어진 복지관이었어요.
처음 출근하는 날, 정말 떨렸어요.
출근 도장은 ‘노인일자리 전용 앱’으로 찍어야 한다고 해서
어떻게 하는 건지 몰라서
옆에 계시던 선배님께 여쭤봤거든요.
“이거 누르면 되고, GPS 켜져 있어야 해요~” 하시는데
그 말 들으면서 괜히 마음이 놓이더라고요.
업무는 정말 무리가 없었어요.
접수대에 앉아서 민원인 오면 어떤 프로그램 신청하러 오셨는지 물어보고
방향 안내해드리고,
중간중간 서류 정리나 전화받기도 하고요.
생각보다 할 일이 많진 않지만
그래도 하루가 금방 가요.
무엇보다 복지관 직원분들이
존중해주시고, 설명도 잘 해주세요.
근무시간은 하루 3시간, 주 5일이에요.
출근도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라
부담 없이 할 수 있었고요.
월 70만 원 정도 활동비가 들어오는데
이게 꽤 쏠쏠하답니다.
용돈도 되고, 적금도 조금 넣고 있어요.
무엇보다 좋았던 건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가 생겼다는 점이에요.
같이 일하시는 분들하고 간식 나눠먹고,
커피 타서 수다도 떨고…
예전엔 하루 종일 말 한 마디 안 하고 넘어간 날도 있었는데
이젠 누가 오기만 기다려지더라고요.
당황했던 일도 있었죠, 그걸 통해 배운 게 많았어요
어느 날은 복지관에 갑자기 컴퓨터 시스템 점검이 있어서
접수대가 중단된 적이 있었어요.
그날 저 혼자 출근했고, 직원분도 회의 중이라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했죠.
민원인이 오셨는데 “접수 안 돼요”만 반복하다가
괜히 혼자 민망해지고…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럴 땐 옆 부서에 연락해서 대기 안내하면 되는 거였어요.
그 경험 덕분에 상황 대처 능력이 좀 생겼어요.
지금은 비슷한 상황이 오면 당황하지 않고 처리해요.
또 하나 배운 건 체력 관리의 중요성이에요.
앉아서 일한다고 해도
하루에 몇 시간 집중하면 허리도 아프고 눈도 뻑뻑해지거든요.
그래서 집에 오면 스트레칭 꼭 하고,
수분도 자주 챙겨 마시게 됐어요.
이런 루틴이 생기면서 몸이 한결 가벼워졌어요.
사회서비스형 노인 일자리 참여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정리표
항목 | 내용 |
---|---|
신청 대상 | 만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자 (일부 지자체는 60세부터 가능) |
활동 유형 | 복지관 안내, 도서관 정리, 보건소 지원, 어린이집 보조 등 |
근무 시간 | 주 5일, 1일 3~4시간 |
활동 기간 | 보통 10개월 (2~11월) |
활동비 | 월 약 70만 원 내외 (기관·지자체에 따라 다름) |
신청 방법 | 주민센터 방문 또는 노인일자리통합지원센터에서 접수 |
필요 서류 | 신청서, 주민등록등본, 통장사본,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등 |
면접 여부 | 기관에 따라 간단한 면접 진행 |
기타 특징 | 앱 출근도장 사용, 출근지 근거리 우선 배정, 업무 난이도 낮음 |
추천 대상 | 활동적인 생활 원하지만 체력 부담은 피하고 싶은 어르신 |
결론은 이거예요, 저처럼 망설이는 분께는 진심으로 추천드려요
노인 일자리 사회서비스형은
그저 ‘일 좀 하다가 돈 받는다’ 수준의 프로그램이 아니에요.
진짜로 삶의 흐름이 달라져요.
이전에는 하루가 왜 이렇게 긴가 싶었는데,
지금은 ‘내일은 또 무슨 일이 생길까’ 기대하게 돼요.
내가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기분,
매일 누군가를 마주하는 긴장감,
이게 정말 소중하다는 걸 느껴요.
물론 모든 분께 딱 맞는 일은 아니에요.
조금은 귀찮고, 서류 준비나 면접, 교육도 필요하고,
근무 장소가 멀게 배정될 수도 있어요.
그래도 한 번 도전해보면 생각이 달라질 거예요.
저는 지금도 새로운 활동처 모집이 뜨면
관심 있게 보게 돼요.
혹시 바꿔볼까? 하는 마음도 들고요.
혹시라도 집에만 계시며
무료함이나 무기력함에 지쳐 계신다면
한 번 시도해보시길 권해드려요.
돈보다 더 큰 보람과 의미를 찾게 될지도 몰라요.
궁금한 점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가 겪은 건 최대한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