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별 기대 없이 봤던 안내문 한 장에서 시작됐어요
어느 날 동네 주민센터 게시판을 슥 지나가다가 한 장 붙어있는 종이가 눈에 띄더라고요.
‘노인 일자리 고용지원금 참여자 모집’이라는 문구였는데, 그때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어요.
근데 그날 따라 기분이 좀 쓸쓸했거든요. 퇴직한 지도 몇 년 됐고, 애들도 다 출가하고 나니까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TV만 보고 앉아 있다가 문득, “나도 뭐라도 해봐야겠다…” 그런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그렇게 며칠을 두고 망설이다가 용기 내서 주민센터에 가봤어요.
처음엔 뭘 물어봐야 할지도 몰라서 어버버했는데, 복지 담당 선생님이 진짜 친절하게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해주시더라고요.
“어르신, 이거 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시간도 짧고, 수당도 나오고, 사람도 만나고요.”
그 말에 혹해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괜히 마음이 좀 두근거렸어요.
‘진짜 나도 될까?’ 싶었죠.
신청하면서 느낀 감정은 기대 반, 걱정 반… 근데 의외로 간단했어요
신청서 쓰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신분증이랑 간단한 서류만 있으면 되더라고요.
근데 제가 또 괜히 혼자 긴장해서 건강보험 자격확인서도 두 번 뽑고, 주민등록등본도 쓸데없이 준비해서 갔어요.
괜히 준비 많이 했다고 혼자 뿌듯했는데… 거기 계신 분이 웃으시더라고요.
“이거까진 안 내셔도 돼요~” 이러시는데 민망했죠.
그래도 다행히 신청 접수는 잘 됐고, 한 열흘쯤 지나서 연락이 왔어요.
“○○ 어르신, 이번에 참여자로 선정되셨습니다.”
그 전화 받고 순간 얼떨떨했어요.
진짜 되는구나 싶었고, 살짝 두렵기도 했어요.
오랜만에 ‘출근’ 같은 걸 하게 되는 거니까요.
솔직히 다른 제도랑 고민도 많이 했어요… 이게 진짜 나한테 맞을까?
비슷한 시기에 동네 복지관에서 공공근로도 모집하더라고요.
그건 하루 5시간 일하고, 월급은 한 80만 원 정도.
처음엔 솔깃했어요. 금액만 보면 이게 낫잖아요?
근데 자세히 보니까 체력이 꽤 필요한 일이더라고요. 공원 정리, 쓰레기 분리, 거리 청소…
예전 같았으면 했을 텐데, 지금은 무릎도 시큰거리고 허리도 조금씩 아프니까 솔직히 자신이 없었어요.
집에서 가까운 데다가 시간도 짧고, 매달 27만 원 정도 받을 수 있는 이 일자리 고용지원금 쪽이 저한테는 훨씬 현실적이었죠.
진짜 선택의 기준은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느냐’ 이거였어요.
결국 선택하고 나니까, 왜 진작 안 했나 싶더라고요
첫 출근(?) 날, 아침 9시에 동네 초등학교 앞 공원으로 나갔어요.
다들 장갑, 모자, 마스크에 물통까지 완벽하게 준비해 오셨는데… 저는 그냥 빈손으로 갔어요.
진짜 당황했죠. 어쩔 수 없이 그날 끝나고 다이소 가서 장비 싹 샀어요.
이건 꼭 말하고 싶어요. 처음 참여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장갑, 모자, 물, 여분 마스크 챙기세요.
그날 같이 활동한 분들 중엔 60대 중반도 있었고, 70 넘으신 분도 있었어요.
근데 다들 정말 성실하시고, 농담도 잘 하시고…
“요즘엔 이거라도 있으니 살 맛 나지~” 하시는데, 그 말이 마음에 콱 박히더라고요.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싶었어요.
실제 해보니 느낀 장점은 꽤 많았어요
가장 큰 장점은 ‘규칙적인 리듬’이 생겼다는 거예요.
이전엔 하루가 너무 무기력했거든요.
근데 이제는 ‘화요일, 목요일엔 오전에 일하러 나간다’ 이게 생기니까 생활이 달라지더라고요.
둘째는 뭐니 뭐니 해도 ‘작은 수입’이 생겼다는 거예요.
매달 27만 원이면 크진 않지만, 마트 장보는 데 꽤 도움이 돼요.
그 돈으로 손주 용돈도 주고, 제 커피값도 쓰고 하니까 기분이 꽤 괜찮았어요.
셋째는 ‘사람 만나는 재미’예요.
진짜 집에만 있으면 입 꾹 다물고 며칠도 지나가는데, 여기선 대화도 하고 웃고…
그게 너무 소중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이 길었던 분들께는 이게 제일 큰 장점일 수도 있어요.
단점도 없진 않았어요… 근데 감당할 만했어요
일단 활동량은 아주 많진 않지만, 그래도 체력이 완전 없으시면 조금 힘들 수 있어요.
더운 날은 특히 땀이 많이 나니까요.
그래서 저는 여름에는 꼭 아이스물 챙기고, 모자 두 개 가지고 다녔어요.
그리고 활동 지역이 정해져 있어서 멀면 불편할 수 있어요.
저는 다행히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였는데, 어떤 분은 버스타고 오시더라고요.
차비가 들면 좀 부담될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아쉬운 점은, 인원 제한이 있다 보니까 경쟁이 있어요.
저도 작년에 한 번 떨어졌었거든요.
그래서 주민센터에 아예 등록해놓고 다음 모집 시기 미리 체크했어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신청하니까 결국 참여하게 됐어요.
노인 일자리 고용지원금 참여 전 알아두면 좋은 정보 요약표
항목 | 내용 |
---|---|
신청 가능 연령 | 만 60세 이상 (일부 사업은 만 65세 이상 기준 적용) |
신청 장소 | 거주지 관할 주민센터 또는 복지관 |
필요 서류 | 신분증, 건강보험 자격확인서, 신청서 등 |
선정 기준 | 소득 수준, 건강 상태, 거주지 등 고려 (기초연금 수급자 우선 가능성 높음) |
활동 형태 | 지역 환경 정비, 공공시설 관리, 어린이 등하굣길 안전지원 등 |
활동 시간 | 주 2~3회, 하루 2~3시간 (사업에 따라 다름) |
활동 수당 | 월 약 27만 원 내외 (참여일수 기준 지급) |
활동 기간 | 통상 10개월~12개월 (중간 재모집 있을 수 있음) |
장점 | 짧은 근무시간, 적은 체력 소모, 소소한 수입, 사회적 교류 가능 |
주의사항 | 장비 개인 준비 필요, 모집 시기 놓치지 말기, 위치 확인 필수 |
지금 망설이고 있는 분들에게 제 진심을 전해요
나이 들면요, 뭘 새로 시작하는 게 괜히 겁나요.
괜히 창피하고, 누가 나를 뽑아줄까 싶고, 막막하죠.
근데 저도 해봤잖아요. 진짜 별 거 아니에요.
신청서 한 장 쓰고, 잠깐 상담받고… 그러면 되는 거예요.
이 글 보시는 분들 중에 ‘나도 하고 싶은데… 될까?’ 고민하는 분 계시면, 꼭 용기 내보세요.
처음이 어렵지, 막상 시작하면 훨씬 수월해요.
그리고 일보다 더 소중한 건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 생기는 리듬, 그리고 작지만 내 손으로 번 돈의 의미예요.
이제는 저도 매달 활동 일정 기다리게 되더라고요.
일하고 돌아와서 마시는 믹스커피 한 잔이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어요.
그 한 잔에 하루의 뿌듯함이 다 들어 있거든요.
지금이 제일 젊을 때잖아요.
작은 도전이지만, 삶의 흐름이 달라져요.
저처럼 나이 들어서도 뭔가 시작하고 싶으셨던 분들께…
이 글이 작은 용기가 되면 좋겠어요.
진짜 꼭, 한 번 해보세요.
정말요.